지난 주말 축제 분위기에 들뜬 한일고에서 그리움에 먹먹해진 가슴으로 목이 멘 아들을 만나서 손도 잡고 안아주고 입도 맞추고 오랜만에 함께 밥도 먹으며 한일고 축제도 즐기다가 돌아왔습니다.
친구들의 많은 노력과 공들인 결과를 자신의 작품처럼 보여줌에 여념이 없는 우리 아들과 아마츄어답게 다소 매끄럽지 않은 진행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얼마나 기특하고, 또한 얼마나 애썼을지 눈에 선해서 절로 안타까움이 묻어났습니다.
너무 더워서 저절로 지치는 날씨에도 우리 모두의 아들들은 면학의 열정만큼이나 두루두루 다방면의 능력과 소질, 끼를 발산하여 정말 멋진 시간들을 만들려 노력하였더군요.
무식한(?) 엄마 덕분에 내신만 믿고, 제대로 된 준비없이 온몸을 맨땅에 내동댕이 쳐짐으로써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대우받았던 화려했던 중학시절을 조용히 접고 그야말로 한귀퉁이에서 소시민처럼 자기 영역을 만들려 절규하듯 몸부림쳤을 그 짧지않은 시간들, 또 남은 많은 시간들... 그럼에도 묵묵히 받아들이겠다는 우리 아들은 엄마보다 아빠보다 정말 더 더 나은 것 같아요.
저 같으면 부모님이 보따리 싸란 말에 얼른 짐을 챙겼겠건만, 우리 아들이 끝까지 남아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그 미련함은 한일고 그 어떤 매력이 그녀석을 사로잡았었는지...
진정 초심을 버리지 않고 조바심없이 꾸준히 남은 시간, 한결 같다면 분명 좋은 결실을 맺겠지만, 또 설령 제자리를 찾지 못하더라도 그 노력의 시간만으로도 저는 그녀석에게 인간 승리를 명명할 것입니다.
그 더운 호실에서 짐 정리를 하며, 잘때도 이리 더워 어쩌냐는 제게, 샤워하고 바로 누워 눈 한번 감았다가 뜨면 아침 점호라는 아들.
우린 조금 추워도 조금 더워도 절로 절로 잠이 깨는데 얼마나 고단하면 더위를 미처 느낄새도 없이 아침을 맞게 되는지 또한번 울컥 가슴이 미어집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엄마가 늘 말하는 일본 어느 저자의 책내용보다 더 맘에드는 책 제목, '강하게 그리면 그대로 된다'...
너도 나도 우리 한번 제대로 강하게 그려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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