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7기 정호용입니다. 지금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경제학 공부를 하고 있죠.
논술에 대해 어느 학부모의 부탁을 들었습니다.
무척 고민이 많으시더군요.
제가 나서는 걸 극히 혐오하는 성격인지라 이런 글을 올리는 것에 대해 심리적 부담이 큽니다.
하지만 논술 때문에 많이 혼란한 상황에서 모르쇠로 일관하면 학부모님과 후배에게 선배된 입장에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이렇게 올리게 되네요.
제 주관적인 생각이고 민감한 내용도 있으니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겸손해야 하지만, 자기 생각은 뚜렷하게 표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짐을 안고 살아가기에 그러한 것이지 다른 뜻은 없을 것입니다.
철없는 학생의 말이라고 가벼이 받아주셨으면 하네요.
이 글을 읽고 '아무 것도 아닌 게 멋도 모르고 까불고 있네'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반드시 있으리라 봅니다.
모두 감수하겠습니다.
다 제 나름의 판단을 통한 행동이니까요.
다만 저에 대한 비난이 저 이외의 다른 사람에게 옮겨가는 그런 불상사만 일어나지를 않길 간곡히 바랍니다.
21일 수요일에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논술 선생님을 도우러 한일고에 내려갑니다. 근 1년 만이군요.
저와 함께 18기 연세대 경영대 다니는 이영탁 군도 함께 내려갈 것 같습니다.
약간의 상업성이 결부된지라 괜한 오해를 살까봐 약간 두렵네요.
하지만 저는 친한 선생님을 아무런 상업적 관심 없이 순수하게 도우려고 하는 목적으로 내려간다는 사실을 짚고 싶군요.
그래도 엉뚱한 오해를 사게 된다면 논술선생님이나 영탁이에게는 전혀 책임이 없을 것이고 다 저의 불찰 때문이라고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둘 다 어렵지 않은 선배고, 나름 글을 잘 썼다고 칭찬받은 학생이었기 때문에 질문 시간이 있다면 후배들은 스스럼없이 해주길 바랍니다. 논술 말고도 여러 대학생활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으면 그 때 제발! 물어보기를 바랍니다.(대개의 경우 질문을 안하죠;;)
p.s
임흥수 선생님, 언제 술 사셔야죠? ㅎㅎㅎ
그리고 파일첨부가 되지 않네요;;
*** 논술에 대해서 이야기를 보태며
제가 겪은 2006년 수능 당시에는 수능이 좀 어려운 편이어서 편차가 제법 났습니다. 인문계 1등이었던 H군이 원점수 496이었는데 2등인 본인이 484였으니 원점수로는 12점이나 차이가 났습니다. 원래 라이벌이었고 저 녀석보다 평소 성적이 더 좋은 편이었는데 수능에서 이렇게 큰 차이가 났으니 실망이 컸습니다. 하지만 둘 다 같은 대학교 같은 학부에 다니고 여전히 친한 친구로 지냅니다. 그러므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후배들이 되길 바랍니다.
저희 때는 내신과 수능으로 대학합격이 거의 결정되었고, 논술과 면접으로 당락을 뒤집기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17기의 경우 서울대 정시 1차 때 인문계에서 10명이나 붙었습니다. 인문계가 전체 56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척 큰 수이죠?
하지만 내신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논술과 면접으로 뒤집지 못하여 사회대에만 최종 2명 합격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17기는 공부를 못하는 기수로 구박을 받는 것 같네요. 졸업식 때 플래카드도 걸어주지 않은 학교에 대해 매우 큰 유감과 함께 마음 속에 멍울을 달고; ㅠ)
비교적 쉬웠던 07 수능 때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수능과 내신입니다.
그런데도 언론은 언제나 논술과 면접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수험생을 혼란에 빠뜨립니다. 의심이 생기면 3,4년전 신문부터 한 번 훑어보길 바랍니다. 신문이 논술학원에 돈을 받았나 싶을 정도로 심하게 논술과 면접을 강조합니다. 제가 체감한 입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학교의 수능 뒤 가장 큰 문제점은 학생들, 특히 학부모가 "팔랑귀"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수능 때까지는 학교를 잘 믿고 따라주다가 수능만 보고 나면 애들을 논술학원을 보내지 못해서 안달이시죠?
예전에 일부 학부모들이 토익이 중요하다고 언론이 떠드니까 학교에서 토익 좀 하라고 강요했다고 하죠? 흠... 그래서 토익 점수 잘 받아서 토익으로 대학가는 후배 많이 있습니까?
학교입시에 있어서 학부모는 철저히 배제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확고한 입장입니다. 단지 부모님은 아이의 진로에 대해 가이드를 해줘야 하는 것이지 학교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해서는 곤란합니다.
원서 쓸 때 항상 아이-부모-선생님 3자 간에 큰 충돌이 있죠. 실리를 위해 의대를 바라는 부모, 학교 명예를 위해 서울대나 연고대를 바라는 선생님,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아이. 너무 머릿 속에 잘 그려지지 않나요? 대학 결정권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후배들은 알아줬으면 좋겠군요.
다시 돌아와서, 나와 학교를 잘 믿던 저의 엄마도 그랬습니다. 학원을 은근 강요하더군요. 그 때문에 저는 매우 불쾌했죠. 분명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학교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거라고. 그게 나를 위한 거고, 돈도 별로 없는 우리 집을 위한 거고, 학교를 위한 거라고.
위에서는 논술이 별로 중요하다고 안 한 뉘앙스가 심하군요. 하지만 논술, 면접을 소홀히 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습니다.
이제 제가 겪지 못한 등급제 수능이기 때문에 논술과 면접은 더 중요해질 거라 보입니다. 제 과외 상대였던 한 아이의 경우 수시를 목표로 했기 때문에 거의 2년 동안 꾸준히 논술학원을 다녔고 대학에서 레폿 쓰느라 찌들고 있는 본인이 봐도 글쓰는 실력이 상당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아이들은 드물고, 또 수시 때 이미 글 잘 쓰는 많은 아이들이 합격을 하기 때문에 정시 때는 다 고만고만한 애들이라는 생각은 안 하시나요? 그런데도 저희들에게 논술학원 좀 가라고 계속 보채시기만 하죠? 학원이 대학 합격증 준답니까?
같은 등급이면 91점이나 100점이나 똑같이 취급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일고에서(항상 저는 인문계 기준입니다. 자연계는 잘 모릅니다.) 최상위권(3,4등 정도)이 상위권(8,9등 정도)보다 대학을 못 가는 수가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쟤는 나보다 공부를 못했는데 왜 나보다 좋은 대학을 갔을까'라는 박탈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라도 논술과 면접을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다르게는 '쟤보다 내가 더 좋은 학교를 갈 수 있어'라는 자신감을 중, 상위권 학생은 가슴 속에 담아야겠죠.
친구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후배들 모두 다 반드시 경쟁에서 살아남길 바라고요.
실제로 제 대학친구들을 보면 논술, 면접으로 당락을 좌우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한 것 같지도 않습니다. 어떤 외국어고등학교에서 온 친구는 내신이 98.1/100 이었고 수능 원점수는 478이었습니다. 여기서 당시 내신 98.1이 얼마나 나쁜 성적인지는, 그리고 수능 원점수 478이 그리 좋은 성적은 아니라는 것을 학교 선생님들께 여쭤보면 알 것입니다.
저의 경우는 99.39/100여서 한일고에서 그나마 가장 높은 성적이었습니다. 보통 서울대 문과 오는 아이들의 평균 내신 성적이 99.6/100이라고 하는데... 우리 학교에서 내신 잘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라는 거 다 경험해보셨으니 아시죠?
어쨌든 저 친구는 내신에서 저와 비교해서 무려 1.29점이 차이가 났고 수능에서도 변환하면 약 0.5점정도 차이가 났습니다. 그런데도 같은 사회대 경제학부에 다니는 것으로 보아 (수능+내신) 포함 최대 1점 후반 대 정도는 커버가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군요. 당시에 1점 후반 정도의 점수차이는 서울대 학부 내에서 서울대 법대와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이상의 차이입니다.
06년도에는 서울대 법대가 약 167.5이면 안전한 합격선이라고 보았습니다. 제가 168.3 정도여서 은근 장학생을 기대했지만 장학금을 받지 못했고, 167.3정도였던 친한 친구 하나가 아쉽게 법대에 떨어졌습니다. 사회대 다니는 다른 학교 친구 중에는 166.4도 보았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논술과 면접에서 나는 거죠. 논술을 정말 잘하면 약 2점 정도는 커버가 가능하다는 거죠? 약 2~30%정도는 당락을 바꿀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이 친구가 원래 글을 잘 쓰거나 학원을 다녔냐고 궁금하시죠?
전혀 아닙니다. 이 녀석(친한 친구여서 이렇게 살짝 험담하는 거겠죠;;)도 기숙사에 살아서 친구들과 학교에 남아 EBS 보면서 논술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평소 이 친구 대학 다니면서 레폿 점수는 그럭저럭인 것 같네요. 문장력이 아주 뛰어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논술과 면접으로 뒤집어서 같은 학교 같은 과 다니면서 학업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즉, 글쓰기와 논술은 다릅니다. 논술도 일종의 문제 풀이입니다. 주어진 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쓰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이런 능력도 없이 수능 본 후배가 있나요? 다만 아직까지 후배들이 객관식에 익숙할 뿐이지 글 쓰다보면 논술도 수능과 똑같습니다. 그런데도 돈 2~300만원 버려가면서 학원에 가고 싶나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자기 멋대로 해석해서 자신감을 가지라는 겁니다. 원래 공부를 잘하는 상위권 학생은 논술, 면접에서 중간만 하면 적당히 합격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약간 모자라는 학생은 제 친구처럼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라는 거죠.
대학 와서 학원 다닌 친구와 다니지 않은 친구의 논술점수 편차가 클까요? 대답은 '전혀' 입니다. 실제로 작년 기사를 보면 읍, 면지역 학생들의 성적이 더 좋다고 하는 것 같죠? (물론 이 친구들이 수능 끝나고 학원에 다녔을 가능성도 크지만 꾸준히 다니지는 않았을 겁니다.)
학원 안 다니고 학교에서 열심히 글 쓴 저의 필력이 학원 다녔던 친구들보다 훨씬 낫고 문제 독해력도 좋다고 자부합니다. 학원에 다니면 답안지가 ‘동형화’될 뿐입니다. 채점하시는 교수님들 입장에서는 답안지 똑같으면 짜증이 나죠. 솔직히 아직 별 볼일 없는 학생들 답안지, 대충 읽으면서 채점하시고 싶어하시지 않을까요? 차라리 그렇다면 학원에서 가르치는 것보다 독창적인 글을 쓰는 것이 더욱 눈에 띄지 않을까요?
사실 논술 실력이라는 게 한 달만에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타고난 문장력이라든지 어렸을 때 쌓아온 독해력은 지금 당장 극복하기 곤란한 문제입니다. 특히 우리 후배들 대부분은 평소에 글을 꾸준히 안 써보았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균보다 조금 더 잘 쓰기”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논술로 수능과 내신을 극복하려고 하기 보다는 ‘논술 때문에 갈 수 있는 대학교 떨어지지 않기’로 목표를 바꿔야 합니다. 그게 엄연한 현실입니다.
논술은 꾸준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이 문제는 학원도 선생님도 해 줄 수 없습니다. 오직 자기 자신이 담당해야 합니다. 연습을 통해서
1. 1500자 혹은 2500자가 전혀 길다고 느끼지 않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2. 어떤 문제가 나와도 올바르게 논제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
3. 논제를 파악하면 그것을 시간 내에 답안지에 빠짐없이 쓸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
정도만 해낸다면 성공인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학교에서 외부 논술선생님들의 도움을 받고, 학교선생님께도 적절히 코멘트를 받으며 하루 한 편정도 글을 꾸준히 써 나갔던 것 같네요. 그 이상 쓰는 경우도 있는데 전 논술의 경우 하루 한 편이면 적당하다고 봅니다. 더 쓰다간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큽니다(대충 쓰거나 논지를 잘못 파악한다거나 등등).
특히 논술의 경우 자신의 글을 남들이 많이 읽어줄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자기가 쓰기에는 무척 잘 썼는데 남들이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거든요. 즉, 자기 글에 코멘트를 달고 비판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많이 필요한데, 수백, 수천명이 다니는 학원가에서 이를 제대로 해주기나 할까요? 단지 명당 얼마해서 돈 받을 목적으로 하는 거라고 보이지는 않나요?
우리학교 국어과, 사회과 선생님들 글솜씨 보면 무척 뛰어나신데 왜 이럴 때 활용을 못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신현보 선생님, 박기운 선생님, 류연득 선생님 배성규 선생님 등등부터 해서 많은 선생님들이 계시지 않나요? 임흥수 선생님과 자주 메일을 하지만, 임흥수 선생님마저 메일을 읽어보면 글을 무척 잘 쓰십니다!
저는 논술 선생님과 학교 선생님께 최대한 많은 도움을 얻으려고 했고 내 글을 친구들에게 읽히면서 뭐가 이상하냐고 많이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큰 도움이 된 기억이 납니다.
그러니까 제 생각에는 학교에 남아서 EBS교재나 이제까지 쌓여온 대학 기출문제를 구해서 하루 한 편 씩 꾸준히 써 나가고 반드시 자신의 글에 대해서 실력 있는 누군가의 비판을 받는 것이 논술 준비의 바람직한 길이라고 봅니다. 그러한 환경은 학교에 충분히 갖추어지지 않나요? 다만 본인의 의지문제입니다.
솔직히 수능 끝나면 해이해지기 쉽습니다. 놀고 싶고 집에 가고 싶고. 저도 그랬습니다. 그렇지만 3년 동안 자립하는 방법을 배웠을 후배들이 스스로는 제어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이제 학원에서 어떤 주제가 나올 것이라고 하는 족집개 논술 강의는 전혀 써먹을 데가 없다고 합니다. 통합논술이라면 단지 “논제의 정확한 파악”이라는 능력만 있으면 됩니다.
화려한 예를 들거나 누가 봐도 뛰어난 문장력은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한정된 시간, 한정된 글자 수에 문제에서 요구하는 답 쓰기도 바쁜데 그런 걸 어느 세월에 챙길 수 있을까요?
그런 것은 세월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익혀질 문제인 것 같습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여러 루트를 통해 많이 물어보길 바랍니다.
저는 다른 공부를 하는 입장이어서 개인적인 메일 답변 등은 피하겠습니다. 죄송하네요;; 이해해주시길. 더하여 부디 저희 아빠나 엄마께 무슨 부탁을 하시지 않았으면 해요. 나서지 않고 "조용하게" 살고 싶군요. ^^;; 정말로 저는 아무 것도 아닌 평범한 학생에 불과합니다.
이하는 제가 작년에 썼던 글이었던 것 같습니다. 참고해주길-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사회과학계열 정시모집에 합격한 정호용이라고 합니다. 작년 이맘때 즈음에 선배들의 합격수기를 읽으면서 자신감을 갖고 파이팅을 외치던 제 모습이 생각나네요. 부족하나마 후배님들에게 논술에 있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원하는 바, 이렇게 글을 쓰게 됩니다.
많은 지방의 학생들은 수능 이후에 서울의 논술학원에 등록하는 것을 필수적인 과정으로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러한 생각이 없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학교 선생님, 친구들과 학교에 남아서 준비하자는 약속을 하고 논술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경우는 학교에 남아 어느 사설업체의 논술지도를 받았습니다. 이 곳의 학습 프로그램은 일주일에 약 3편씩 논술을 쓰고 첨삭을 받는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일주일에 3편이라는 것에 의아해하실 후배님들도 있을 듯합니다. 하루에 한 편 쓰기도 부족한듯한데 그 정도로 준비가 되느냐 하는 의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글쓰기 실력은 물론 많이 써서 좋아지기는 하지만, 논술은 무작정 많이 쓰는 것 보다는 자신의 잘못된 점을 지적받고 고쳐나가면서 향상된다는 점입니다. 곧, 많은 주제를 많이 쓰는 것보다는, 특정 주제에 대해 글을 쓰고 그 글을 계속해서 고쳐나가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학논술시험의 경우는 주제나 자료를 제시하고 그에 맞는 논리를 전개하는 형태를 띠는 것이 많습니다. 그런데 주제는 광범위합니다. 따라서 모든 주제에 대해 글을 쓴다고 해서 시험에 나온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하나의 주제에 대한 글이라도 제대로 써보자는 생각을 하고 논술을 준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대면지도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기 글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데 대면지도는 문제점 해결에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일주일에 3편 정도 글을 쓰면서 첨삭이 진행됩니다. 저는 첨삭을 학교 선생님과 논술선생님 두 분에게 받았습니다. 자신의 글 속에 나타나는 문제점과 오류를 자신이 찾기는 힘듭니다. 따라서 후배님들은 논술을 준비하실 때 자신의 글을 친구나 선생님과 함께 읽고 토론을 해보았으면 합니다. 특히 선생님과의 대면지도는 좀 더 전문적으로 자신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찾을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일방적이지 않고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논술공부에 임할 수 있습니다.
제가 논술을 쓰면서 항상 지적당한 점 중에 하나가 배경지식을 지나치게 강조하려고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유식해보이고 멋들어진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지나쳤고, 그 결과 논제에 대해 자기의 논리를 펼치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자주 인용하는 우를 범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후배님들이 명심해야 할 점은 대학논술시험의 출제자는 그 분야의 공부를 많이 하신 교수님들이라는 것입니다. 교수님들은 학생들에게 많은 지식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교수님들은 학생들의 생각을 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 지식인들의 글을 인용하면 유식해 보이지만, 정작 자신의 생각이 없는 글은 교수님들에게는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의 무식한 자만으로 보일 것입니다. 따라서 후배님들은 논술을 쓰실 때 논제를 일탈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전개하는 연습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 논술학원에서 가르쳐 주는 배경지식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논리’를 글로써 표현하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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