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모교 홈페이지에 왔다가, 선생님께 쓴 반가운 친구(김혁)의 편지를 보고 저도 그간 미뤄왔던 쪽지를 용기내어 써봅니다.
저는 2008년에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군복무를 위하여 작년에는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올해에는 법률구조공단 정읍출장소에서 공익법무관으로 복무하고 있습니다.
지방 근무에 주말부부로 살다보니, 이번 동문 송년의 밤 행사에도 부득이 참석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제자의 게으름을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요즘도 제가 고등학교 2학년때 선생님이 안계셨다면 제가 어디쯤 가 있을까 아득해 할 때가 있습니다.
다른 과목에 비하여 유독 수학 성적이 안나오고, 수학에 흥미도 점점 잃어가던 저에게 수업시간에, 면담시간에 격려와 질책을 번갈아 하시면서 도와주셨습니다.
특히 2학년 2학기 특별활동부서를 정하는데, 저더러 수학연구반(? 이름은 정확치않지만)에 들어와야 한다고 하셨죠. 그 당시 '완전 코 꿰였다'고 생각하면서 재미있는 특활을 못하게 '방해'하는 선생님을 미워했지만, 그 무렵 복잡하고 어렵지만, 끙끙대다 보면 결국 한방에 시원하게 풀리는 수학의 '묘미'를 처음 맛보게 해주신 선생님 덕분에 안정적인 3학년을 맞을 수 있었습니다.
또 그 때 그 슬럼프를 극복했던 기억이 이후에 지난한 고시생활을 하면서도 늘 제게 힘과 용기가 되었더랬습니다.
선생님, 고3때 선생님이 저희에게 하신 약속을 저는 아직 잊지 않고 있습니다. 언제든 오면 삼겹살 사주시겠다고... ^^
언제 한번 찾아뵙고 삼겹살 얻어먹겠습니다. 대신 술만큼은 제자가 올릴 수 있게 해 주시지요.
날이 많이 춥습니다.
건강하시고 선생님을 뵐 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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