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책장을 정리하다가
- 3년전 1학년 신입생의 담임 선생님이신
서강석 선생님의 이메일 한통이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
철수를 만나보시면서 확인하셨겠습니다만,
제가 보기에도 아주 잘 적응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리엔테이션 기간에 호실별 장기자랑이 있었는데 너무 수줍음이 많은 것이나 아닌지 염려했습니다만, 몇 일전에 대화를 나누면서 마음만 열리면 누구와도 절친하게 지낼 수 있는 성품이 있음을 보았고 그래서 더 이상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지금 철수는 언어영역 특강을 한 과목 수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 수강 때는 한 과목도 수강신청을 하지 않아 한 과목 정도는 듣는 것도 괜찮지 않겠냐고 물었습니다만 자기 자신의 진도 계획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강요하지 않았었습니다.
철수는 자기 자신의 현재 상태을 매우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판단,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그인식을 기반으로 자기가 먼저 해결해야할 영역이 어디인지, 또, 자기가 현재 감당할 수 있는 수업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를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 기특한 것은 그렇게 판단을 근거로 나름대로의 계획을 세우고 계획된 학습량을 주변 상황에 현혹됨이나 흔들림 없이 꾸준하게 진행해 나간다는 점입니다.
학습방식을 형식적 체면이나 겉치레로 선택하여서도 안되고 또, 조바심에서 강의 듣는 일에만 치중하여 스스로 자기 것을 만드는 시간을 잃어서는 발전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가장합리적으로 자신을 판단하고 있는 철수를 믿으시고 맡겨 놓으십시오.
자기 자신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꾸준히 개선해 나가는 태도 - 그것은 철수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아마도 철수가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십중팔구 철수 스스로 세운 계획이 이겨내기 힘든 큰 장애에 부딪히기도 할 것입니다.
성적 향상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아서 옆에서 보는 제가 다 조바심이 날 정도인데. 당사자인 철수의 마음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철수가 그런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어머니나 제가 더욱 신경써야 할 일은 강의를 더들어보라고 권하는 것보다는 오히러 철수가 스스로 지쳐 심리적으로 쓰러지지 않도록 꾸준히 응원해 주시고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꾸준히 공부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격려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간식문제도 크게 신경쓰시지 마십시오. 경우에 따라서는 먹고 식곤증이 올 수가 있습니다.
배가 많이 고파서 책보기가 어려운 정도만 아니라면 차라리 안 먹는 것이 더 효과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너무 걱정 마시고 철수를 믿고 함께 기다려보시지요. 시간이 많이 필요하겠지만 결국 잘 해낼 것입니다.
지난 토요일 대부분의 아이가 부모님과 함께 나간 후에 교실을 돌아보니 철수가 남아 공부를 하고 있더군요.
해서 부모님이 안오셨냐고 물었더니, 공부해야한다고 말씀드리고 들어왔다고 하더군요. 혹시 서운해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철수 스스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를 실행에 옮기는 모습을 기특하게 생각 하시고 격려해 주십시오
철수 성적을 보내 드립니다. 3월 모의고사는 가채점 결과이니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만,
매우 좋지 않은 편입니다.
다행히 철수에게 적당한 수준의 자극이 된 것 같으니
이후의 성적변화를 눈여겨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상세한 성적이 나오는 대로 우편으로 보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