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 추위가 이번에도 쌀쌀함을 안겨줍니다.
얇게 옷을 입은 아이가 생각나 하루 종일 마음이 쓰였습니다.
입학식에 참석하지 못할거라고 말을 하고 왔지만 막상 시간이 가까워오자 가슴 한 켠이 아려왔습니다.
입사 시키고 돌아서 올 때
담담하게 웃으면서 아이와 헤어져야 마음 편하게 생활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눈물을 보이고야 말았지요.
운전대를 잡던 남편이
" 남사시럽게 와 우노? 걱정마라 잘 할끼다"
라고 핀잔을 주더군요.
못 미더워서가 아니라 그냥... 그냥...
잘 해주지 못한 엄마의 구차한 변명이 눈물이 되었습니다.
아이가 돌아서려다 엄마를 보고 마음이 안 놓였는지 창문을 열고
"엄마, 울지마세요, 저 잘 할 수 있어요"
라고 철없는 엄마를 오히려 위로해 주고 갔습니다.
엄만
내가 왜 좋아?
- 그냥...
넌 왜
엄마가 좋아?
- 그냥...
문삼석 시인의 '그냥'이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아이가 어릴 때 서로 주고 받으며 읽었던 시입니다.
어제 아들이 한 말을 우리 부모들은 믿습니다.
'범석아! 이제 한일인이 되어 힘찬 출발을 했으니 도약하여 비상하기를 기원할 게.
훌륭하신 선생님 지도 아래서 늘 건강하고 바른 가치관과 따뜻한 인성을 지닌 멋진 삶을 모든 친구들과 함께 꾸려 나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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