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들을 학교에 맡기고 돌아온 군인, 아니 아버지랍니다.
처음에는 한일고등학교에 합격한 그 자체만으로도 온 세상을 갖은듯은 착각이 들 정도로 기뻤습니다. 기숙사 학교라는 점이 놀기만 좋아하는 아들을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생각이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아들을 내 슬하에서 떠나보낸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고 그져 자식의 진로만을 생각하면서 기뻤으니까요,
사실 군에 몸담고 있는 저의 입장에서 아들들을 군에 보내는 부모님들의 생각은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 것이었죠. 요즘 군은 옛날과 달리 구타나 가혹행위가 발붙일 수 없도록 하면서 '남의 귀한 아들들이 우리 간부들의 잘못으로 행여 잘못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전투력을 높이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관리하고 있다 보니 그런 군에 아들을 보내면서 그렇게 마음 아파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생각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군에 가서 고생할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던 물건을 잃어버리고 아쉬워하는 감정이랄까,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것이 오히려 가슴을 저리게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러나 이런 가슴 저림만을 간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학부모들이 이런 가슴 저림을 소중한 기억들로 승화시키고 있는 것을 볼 때 저도 한때의 가슴 저림이 꿈을 이루고자 하는 하나의 과정이라 여기고 아픔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오히려 이것을 극복한 후 아들과 함께 이 시기의 어려움을 이야기 하면서 인생의 소중한 재산으로 여길 것입니다.
억겁의 세월속에서 소중한 만남을 갖고 있는 우리 아들의 앞날이 부끄럽지 않고 후회스럽지 않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해 준 한일고등학교 창시자인 한조해 선생님을 비롯하여 현재의 학교 관계자분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아울러 한일인의 아버지로서 모든 한일인들과 학부모님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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