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에게.
참으로 여러 가지 일들이 머리를 스치며 지나가는구나.
작년 여름.
면접을 보고 가는 길에 이 길을 다시 올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착찹 했었는데,
벌써 입학을 한지, 백일이 지났구나.
입학식이 끝나고 울먹이는 너를 여기에 놓고 가는 길.
차안에서 엄마는 얼마나 많이 울었던지...
매몰차게 전화 자주 하지 말라고 했던 것도 얼마나 가슴에 맺히던지...
집에서 밥상을 차릴 때, 수저를 2개만 꺼내는 것도 서글펐고,
빨래를 할 때면 너의 옷이 없는 것도 서글펐단다.
언제쯤이면 담담하게 받아들일지, 걱정도 많이 했었는데,
이제는 아주 좋아졌단다.
사랑하는 아들아.
첫 번째 귀성할 때, 사실은 걱정을 많이 했단다.
많이 힘들다고 하면 어쩌지..
학교가기 싫다고 하면 어쩌지..하면서.
하지만, 너는 너무도 달라져 있더구나.
많이 까다롭던 성격도 부들부들해졌고,
친구들 얘기, 선배들 얘기, 선생님들 얘기로 시간을 보냈지.
축구를 못해서 어쩌니? 하는 엄마물음에 웃으면서,
그래도 끼어 달라고 해요.
선배들이 좀 싫어하는 것 같긴 해요.
하는 답에 우리 같이 웃었었지.
아빠, 엄마가 걱정할까봐 힘든 내색은 하지 않은 것은 아닐까...
아직도 바보 같은 엄마는 걱정을 한단다.
학교에 올 때면 운전하는 아빠한테 더 빨리 가지고 채근하면서
도착한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은 왜 이리 빨리 지나 가는지..
빨간 이름표를 단 아이들을 보면, 다 내 자식 같아서,
몇 반이니?
밥은 먹었니?
아픈데는 없니?...하고 물어 본단다.
배 아파서 난 아이는 한 명이지만, 가슴으로 품어야 할 아이가 백여 명이 넘으니,
엄마는 아주 뿌듯하단다.
엄마가 항상 하는 말이 있지?
현명한 사람은 자기를 세상에 맞추지만,
우직한 사람은 힘들게 세상을 자기에게 맞추려 한다고.
하지만, 세상은 이런 우직함으로 인해 조금씩 나아지고,
변화해간다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단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들아.
선생님과 선배님들, 그리고 친구들하고 많은 시간을 가지렴.
무엇을 주고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니, 평생을 아끼면서 서로 의지하면서 지내길 바란다.
후회보다는 반성을 하면서 학교생활을 했으면 좋겠단다.
언제나 기쁨만을 주었던 한민아.
시간관리를 잘하렴.
그래서 3년 뒤, 이 학교를 나갈 때쯤..
후회 없는 시간들이었다고 이야기했으면 좋겠구나.
하루하루 다르게 커가는 아들아.
키가 크듯, 마음도 넓어지고, 생각도 깊어지기를 바란다.
아빠, 엄마는 항상 너의 뒤에서 조용히 지켜봐 줄께.
한민아. 사랑한다.
백일제를 축하하면서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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