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아들에게 >>~~~~~~~~~
아들아...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가끔 너의 방문을 열어 본다
세상 모르고 잠든 너의 얼굴이 얼마나 예쁜지 넌 모르겠지...
네 잠든 모습이 너무 이뻐서 볼을 쓰다듬으면
꿈결에도 아빠의 손길을 느꼈는지 웃음으로 화답하는 아들
지난 생각을 하며 아들 침대에 누워 본다.
아들아...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지금...
자기와의 싸움에서 외로움을 느끼고, 상대를 보며 두려움을 느끼고
위로받을 상대를 찿아 전화기 옆을 서성이겠지...
야윈얼굴, 거칠한 피부, 힘들어하는 눈빛
네모습을 그냥 바라만봐야하는 아빠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단다
힘들어도 표현하지 않는 너를 보며
네가 가고 싶은 길을 너의 모습으로 갈 것이라 확신한다.
아빠는 너의 모습을 바라보며 등뒤에 서있을 것이다.
지금 너의 정신이 나의 연륜에 기대지 않듯
아빠도 네 싱싱한 삶에 그늘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삶을 살것이다.
아들아...
네가 곁에 없어도 아빠는 너의 존재를 느낀다.
네가 수학 시험지를 붙잡고 끙끙대고 있을때나,
식당에서 밥을 먹을때나,
기숙사에서 곤한 모습으로 잠을 잘때나,
언제나 아빠는 늘 네 등 뒤에 서성이고 있음을 잊지 말아라.
하지만
'사이프러스'의 백향나무가 얼마만큼은 떨어져 서 있어야
무성한 가지와 잎을 자라게 할 수 있듯이...
우리도 서로 마음껏 춤출 공간을 허락한 채
더없는 믿음과 사랑의 눈길로 언제나 바라보고 있을것이다.
아들아...
우리 사이에는 말없이도 되어지는 일이 참 많지 않느냐...
'양육' 이라는 이름의 헌신이 '부양' 이라는 이름의 보답으로 되돌아오리라는
서글픈 타산도 우리 사이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아빠는 한번도 널 '키운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어쩌다 한 세상 먼저 살게 되다 보니,
이꼴 저꼴 보고 겪은게 너보다 다소 많을지는 모를 일 이다.
그 때문에 아빠가 생각한대로 너의 인생을 유도한것이 부질 없음을 안단다
때로 친하고, 때로 화내고 싸울지라도, 우리는 그렇게 같이 산다.
아빠는 너를 '키우지' 않는다.
때로는 너의 사고가 나 보다 훨씬 옳았으며
원칙을 준수하려는 너의 고집은
'융통성'을 체득해 버린 이 아빠보다 훨씬 더 강했음을...
무엇보다 내가 포기해 버린 꿈들을 너는 아직 꾸고 있지 않느냐.
아들아...
아빠가 하고 싶은 것은
네가 아빠품으로 좀더 파고 들고, 품안에서 끌어안고,
눈안에 넣고, 혀로 핧아가며 그렇게 지내고 싶지만
아빠가 양보하마......왜냐 ?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너에게 도움이되지 않는다는것을 알고있기에...
이 담에 네가 더 나이들고 아빠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때쯤
나와 같은 생각으로 아빠를 생각해 줄지도 모르겠다.
아빠가 그렇듯이......
아들아...
할 말은 아직 많지만
우리 사이에는 말없이도 되어지는 일이 참 많지 않느냐...
뒤돌아 보지 않아도
네 등뒤에 고목이 되어 서있으련다
....................................사랑하는 아빠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