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쓴 이
조정옥
올린 날짜
2003년 02월 09일 09시 59분 4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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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회 수
1195
제 목
열흘간의 휴식...
등 록 파 일
새벽에,
또닥또닥, 빗소리에 저절로 눈이 떠져, 맨발로 베란다에 가서 아직은
어둠속에 같힌 밖을 바라보며 문을 열고 손을 내밀었다.
비.....
많은 사람들은 눈이 오는날 설레인다고 하는데 난 어릴때부터 비만 내리면 가슴이 뛰고
어쩔줄 몰라했었다.
아직은 단잠속에 빠져있을 가족들을 위해 살금살금 책방으로 가서 마이마이에 테잎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창문을 열어 놓았다.
일기장을 펴고 낙서처럼 끄적이면서.......
이제 낼이면 사랑하는 울 아들이 열흘간의 휴식을 끝내고 학교로 돌아가겠지...
1년간 그아이를 보내놓고 눈물로 지낸 시간들..
그아이가 앉았던 의자,
공부하던 손때묻은 책상과 책들,
그리고 침대.. 베게를 끌어안고, 냄새를 맡으며 얼마나 울었는가?
시간이 흐르다 보니
그아이가 없는 집안엔, 쓸쓸함 대신 잘 적응하리라는 믿음이 채워졌고
키도, 몸도, 마음까지 훌쩍 자라서 돌아온 아들이 너무도 대견스러웠다.
새벽 6시부터 밤1시까지 공부에 시달려서 얼굴까지
노오란 우리 아들.
보약먹이고, 못하는 요리지만 요리책까지 보면서 엄마의 정성을 다해보지만
마음은 늘 안타까움뿐.....
정말 우리나라 입시제도를 미워해야하는건지.....
낼이면 학교로 돌아갈 우리아들..
그아이가 떠난 빈자리가 또다시 내 가슴을 아프게 하겠지...
비가 내리는 오늘
하루가 너무 빨리 가는것 같아 슬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