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집에서 T.V.나 보고 있을께
“여보, 딸이 독일로 돌아가는 날 때맞춰 나까지 여행 가게 되서 미안해.”
“나 없는 일주일 동안 보고 싶어도 참아. 알아찌?”
“글구, 선생님들한테 불쌍하게 보이지 말고 옷 좀 잘 입고 다녀요.”
“양복에 내가 어제 사다 준 티를 입으면 멋있을 거야.”
“당신을 믿지만 나 없는 동안 딴 여자 만나면 안 돼?”
“음, 초등학교 여자동창 만나는 건 봐 줄께.”
“여행을 당신하고 같이 가면 좋을 텐데 당신까지 자리를 비우면 좀 그렇잖아.”
“그리고 당신은 여행 가는 거 별로라며....”
“T.V.로 보는 거나 여행하는 거나 똑같다며....?”
한일고 대전자모모임(11명)에서 3년 모은 돈으로 해외여행을 떠난 당신
아무 탈 없이 잘 다녀 오구려.
나는 집에서 T.V. ‘도전 지구탐험대’ 나 보고 있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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