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식사는 했느냐?
아들!
저녁 준비를 하다가 갑자기 <계란 안사요, 우리집에 인제 계란 먹는 사람이 없어요!> 하던 ,<사랑 손님과 어머니> 소설의 한 대목이 생각나서 울컥해지던구나...
그렇구나. 아들아.
너가 기숙사로 들어가면서 우리집에도 그 말이 맞네 그랴.
반찬이 마땅찮을 때면 으레 네가 곰살맞게 찾아대던 달걀이.
남은 식구- 엄마, 아빠에게는 이제 필요치 않은 반찬이되었으니 말이다.
금요일 입학식때 가서 네가 잠들 방을 처음 보았고...
생각보다는 편안한 잠자리라 안심했었지.
돌아와 네 책상과 네 방을 정리하고...
이제 좀 여유있게 살겠구나- 어지러질 아들놈 기숙사로 가버렸으니..것도 하던 마음도 잠시.
엄마 아빠는 토요일의 여유를 참지 못하고 일요일 아침 네가 있는 기숙사로 향했지.
자유시간을 택해서.
도착하니..
이틀새 벌써 친해 졌는지 네 침대를 둘러싸고 8명이 옹기종기 2시에 있을 방별 장기자랑 준비에 머릴 맞대고 있었지. 흐뭇했다. 너희들의 모습을 보고.
역시나 씩씩한 친구들이구나 안심도 되었다.
잘 지내리라 믿음까지.
아들아.
한동안은 오늘 저녁처럼 이런저런 감상이 엄마 마음을 어지럽히겠지만....
굳굳이 여린 부모님들보다 잘 견뎌내리라.
믿는다.
익숙치 않은 환경의 바뀜으로 걸린 변비도 마음이 짐처럼 편안해지면 해결되리라.
잘지내. 아들.
그리고 부연 말씀.
인터넷이 되지 않는 학교 홈페이지에...
아들들은 번히 근접 못할 사랑방에 글을 남기시는 부모님의 마음이나... 글을 조회하시는 다수의 마음들이 진히 전해지는 저녁입니다.
짠한 건 부모마음이 더 하리라 생각합니다.
모두의 마음 또한 아이들이 잘 적응하기만을 기도하는 마음이시겠죠.
어제 갑작스레 하교 방문을 했습니다만..
그네들의 모습을 보고 오니 마음이 평온했습니다.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더라고요.
지내는 방이야 제집만 하겠습니까만
끼리끼리 어울려 생각과 마음을 훌륭히 키우리라 믿어야겠지요.
어수선한 3월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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