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한해가 흘러 아이의 후배들이 또 구작골 금동에 도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감회가 새롭습니다.
면접보던 그 날을 회고해 보면 지금은 빙그레 웃지만 그땐 참 심각했습니다. 그날, 면접 보는 날 우리가족은 제법 일찌감치 나섰지만 결국 지각을 하고 말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천안 논산간 고속도로로 가면 쉬울 것을 그길은 안가본 길이라 아는길로 간답시고 천안 시내로 들어가서 국도타고 갔습니다. 마음이 바쁘니까 신호는 우찌그리 많고 긴지. 가다가 화장실은 왜그리 급한지. 학교 정문을 들어설 때에는 벌써 약속된 11시가 되었고, 부랴 부랴 상담실에 들어서니 5분이나 지났습니다.
숨돌릴 겨를도 없이 인사를 하고 시작된 면접은, 최용희 선생님의 사려깊은 질문에도 불구하고 팽팽히 긴장되었고, 그토록 자신만만하던 아이는 버벅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옆에서 보고 있기에 민망할 정도로 평소보다 헤메는 아이 때문에 속만 끓이다가 결국은“너 지금 쫄고 있니?”하면서 분위기를 깨고 끼어들었습니다. 다행히 면접 후반부에는 긴장이 좀 풀렸는지 아이는 본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면접을 끝내고 나오면서 애쓴 아이에게 격려보다는 괜한 화를 냈습니다. 아이 엄마와도 괜시리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사실 우리 아이뿐 아니라 그 나이의 수험생은 누구나 긴장하고 실수하게 마련인것을 그 땐 왜그리 바보같아 보였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어렵사리 입학을 허락받아 구작골 아이가 되었습니다. 이제 막 적응해서 큰 걱정은 덜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후배들의 면접 시즌이 되었군요. 세월이 참 빠르게 흘렀습니다. 지금이야 담담하게 회상하지만 지금 도전하고 있는 후배들의 긴장과 설레임이 1년전 우리의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도전하고 있는 후배들 모두가 자신의 가치와 가능성을 총분히 보여주어 후회없는 과정이 되시길 바랍니다. 내년에 구작골 교정에서 우리 아이와 함께 꿈을 키워갈 후배들이 기다려집니다. 모두들 끝까지 최선을 다하셔서 후회없는 2005년 가을의 추억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면접 가시는 분들은 좀 일찍 출발하셔서, 안정된 마음으로 면접장에 들어가시면, 면접 후에 부부싸움을 면할 수 있습니다. 힘내세요.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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