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의 아프로디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프로디테는 푸른 바다의 거품에서 태어난 아름다움의 여신이지요. 신들은 그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기 위해 갖가지 선물을 다 전해 주었습니다. 날개옷에서부터 화장용 빗, 거울 등 그의 아름다움을 가꿀 수 있는 모든 것을 주었어요.
아프로디테에게 전해진 마지막 선물은 장미 꽃이었습니다. 아프로디테의 아름다움에 어울릴 만큼 아름다운 꽃을 만들어 선물하려고 한 신들의 정성에 의해 만들어진 꽃이었던 것이지요.
아프로디테는 선물로 받은 장미를 좋아했고, 늘 '나의 꽃'이라 하며, 손에 쥐고 다녔습니다. 장미가 처음 나올 때에는 장미 줄기에 가시가 없었기 때문에 손으로 쥐고 다닐 수 있었답니다.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흐른 뒤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아프로디테의 아들인 큐피드가 들에서 어머니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꽃인 장미 꽃을 꺾었습니다. 워낙 장난기가 심한 큐피드는 '어머니에게 드릴 꽃다발을 만들기 위해서'라며, 장미를 여러 송이 꺾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꽃 속에 숨어 있던 꿀벌을 미처 보지 못했어요.
큐피드는 장미를 꺾으며, '참으로 아름다운 꽃이야'라고 좋아하며, 장미 꽃에 입을 맞추었어요. 그 순간 장미 꽃 안에 숨어 있던 꿀벌이 깜짝 놀랐고, 큐피드의 입술에 침을 꽂았습니다. 큐피드의 입술이 순식간에 부풀어 올랐지요.
아프로디테는 자신을 위해 꽃다발을 만들던 아들의 부풀어 오른 입술을 보며 화가 났어요. 그리고는 꿀벌들을 모두 모아놓고, "도대체 어느 꿀벌이 나의 귀여운 아들을 아프게 했지?"라고 물었습니다.
그러나 꿀벌들은 아프로디테의 주위를 빙빙 돌면서 대답은 하지 않고, '붕붕' 거리기만 했어요. "노래도 좋지만 묻는 말에 솔직하게 대답을 하라"고 채근했지만, 꿀벌들은 대답을 하지 못했어요. 아프로디테는 큐피드에게 이 꿀벌들 중에 어느 녀석인지 찾아보라고 했지만, 큐피드도 그 많은 꿀벌들 중에서 자신을 찌른 꿀벌을 찾을 수는 없었어요.
꿀벌들이 계속 '붕붕'거리기만 하자, 아프로디테는 화가 치밀어 올라서, 꿀벌들을 한 마리 남김 없이 모두 잡아서 큐피드의 활에 묶었습니다. 하지만 꿀벌들은 여전히 대답하지 못했어요. 꿀벌들은 신들이 하는 말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아프로디테는 "이렇게 버릇 없이 묻는 말에 대답은 하지 않고, '붕붕'거리기나 하는 녀석들에게는 합당한 벌을 내리겠다"고 했어요. 아프로디테는 꿀벌들의 침을 모두 빼서 큐피드가 꺾었던 장미의 줄기에 박았습니다.
아프로디테는 화풀이를 하긴 했지만 그게 곧 자신의 실수라는 걸 깨달았어요. 앞으로는 자신이 좋아하는 장미를 손으로 쥐고 다닐 수 없게 됐으니까요. 다시 장미를 반들반들한 줄기로 되돌리려 했으나, 할 수 없었어요.
이때부터 아름다운 꽃 장미에는 줄기에 가시가 생기게 된 것이라고 전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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