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일찍 아들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치아교정 마지막 단계에 있는 교정기가 부서져서 치과를 다녀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요일 오후 자율학습 끝날때쯤 데리러 오라는 것입니다. 오후 여섯시쯤 도착해 기숙사를 방문하니 아이들은 청소하느라 각 방에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아이들 얼굴에서 어떤 그늘도 찿아볼 수 없이 밝아보였습니다.
뜻밖의 외출에 다른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껏 받으며 미안한 마음을 뒤로하고 아들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입학후 처음 본 아들의 모습.
아들은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아니 적응해 가고 있었습니다. 짧게 깍은 머리를 아무렇지도 않아 하는게 그저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중학교때는 앞머리를 길게해 엄마의 잔소리(?)와 자기스타일을 고집하는 아이와 많이도 실랭이를 벌였었는데...
외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내적으로도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시간을 분단위로 계산해서 시간관리하는것 하며 밥먹는 시간에도 외운다며 들고 다니는 사자성어메모장이며,스스로 마인드컨트럴을 해 가며 열심히 적응해 가는 아들이 그저 대견스러웠습니다.
호실친구들은 물론 반 친구 모두와 친해졌다며 친구들 이야기,선배님, 선생님,학교생활 이야기에 언제 인천까지 왔는지 몰랐습니다.
오늘 학교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마음이 입학식때 보다 한결 가벼움은 아이가 잘 적응해 가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한 까닭이겠지요.
자신이 선택한 길이기에 후회없는 학교생활들이 되길 그저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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