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녀석이 전화를 했습니다.
밝은 목소리에 웃음기가 묻어나오는 아들의 전화는 100년만의 폭설도 녹이는 듯 하였지만 3월에 100년만에 폭설은 혹한을 몰고 왔고 그 곳이 춥지는 않냐는 물음에 아들은 당연히 춥다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얇은 잠바를 입고간 아들의 모습이 떠오르고 춥다는 대답이 여운처럼 맴돌기 시작했습니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안절부절 못하며 헤메고 있는데 급기야 아이 아빠는 잠바를 가지고 학교에 가야겠다고 나서는 것이었습니다.
눈길에 혼자 보낼수 없다는 핑계로 가게문까지 걸어잠그고 저도 따라나섰습니다.
서울을 지나 고속도로는 생각보다도 더 순조롭게 운행이 이루어졌기에 점심시간에는 도착하겠구나 생각하며 천안분기점에 도착하니 모든 차량이 정지상태에 있는것이었어요. 그렇게 두시간을 조금씩 조금씩 전진하여 겨우 학교 입구에 도착했지만 눈길에 미끄러져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저는 짐가방을 메고 걸어서 학교에 도착하니 학생들의 모습은 어디서도 보이지 않고 선생님들께서 눈을 치우고 계시더군요. 차마 아들을 보겠다는 말은 못하고 옷가방을 맡기고 돌아서는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요? 아마도 모든 학부모님들의 마음을 모두 합하면 답이 되겠는지요.
어찌되었든지 체인을 감고 또 한시간여를 헤멘끝에 겨우 휴게소에 도착하니 오후4시가 가깝더군요.
늦은 점심을 먹고 집에 도착하니 7시 다행히 아들의 감격에 어린 전화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차량들이 주차장모양 꼼짝도 못하고 서있는 그 길을 우리는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고 아이에게 옷도 전해 줄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도 감사합니다.
눈이 무릎까지 차오르는 그 길을 승용차로 무모하게 나서서 아무일도 없었으니 .... 지금 생각해도 정말 말이 않되는 행동이었는데 아들이 아니라면 과연 그 길을 나설 수 있었을지.... 그러나 한일의 부모님들은 모두가 다 그렇게 하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100년만의 폭설이라도 아이를 기르는 부모님의 발목은 못 잡겠지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다는데 용기를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한일의 부모님들 가정은 이번폭설로 피해를 입지는 않으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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