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도 잊은 채 차가운 날씨 속에 책과 씨름하며 고군분투하고 있을 자랑스런 우리 아들들과 자녀들 생각에 노심 초사 하고 계실 학부모님들께 잠시 위안과 휴식이 될만한 기사가 있기에 여기에 올립니다. 이 글은 풍수연구가로 널리 알려진 형산 정경연 선생의 풍수이야기중 부동산 타임즈에 실은 글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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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서울 강남의 부동산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큰 사회문제로 되고 있다. 강남의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은 타 지역보다 월등한 교육환경 때문이다. 청와대 정책기획실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2000년도 서울지역 일반계고등학교 졸업생의 명문대학 진학률은 100명당 강남구는 8명, 서초구는 7.7명이었다. 이에 비해 가장 적은 서울 강북의 한 구는 1.8명에 그쳤다 한다. 이 때문에 모두들 강남으로 가려고 한다. 그러나 꼭 강남이 아니고도 이 보다 훨씬 더 진학률이 높은 학교가 있다. 그것도 한적한 시골에 있는 학교다.
충남 공주시 정안면 광적리에 있는 한일고등학교가 그 곳이다. 2002년 졸업생 170명 중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포항공대, KAIST를 79명(40%)이나 합격했다. 그밖에 학생들은 의대나 치대, 한의대 등을 30명(17.6%)이나 들어갔다. 이 정도 되면 꼭 강남으로만 갈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학교는 설립자가 학교부지를 풍수적으로 좋은 곳을 선정하기 위해서 전국을 다 돌아 다녔다. 설립자 현제(玄濟) 한조해(1913-1997)선생은 함경남도 정평군 봉양면에서 가난한 소작농의 장남으로 태어나 의술에 대한 관심을 갖고 한의학에 심취하게 되었다. 우직하리만큼 동의보감에 대해 집착했고, 정통적인 한의학의 연마를 고집했다. 명의로 소문이 나자 한의원 근처에는 진료를 받기 위해 먼 지방에서까지 환자들이 모여들어 장사진을 이루었다.
이렇게 많은 돈을 벌자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바르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학교를 세우기로 결심한다. 그는 좋은 부지선정을 위해서 서울 상계동과 경기도의 수원, 성남, 강원도 횡성 등을 모두 돌아다녔으나 좋은 곳을 얻지 못했다. 그러다 지금의 학교가 있는 공주 땅을 발견한 것이다. 가장 완벽한 풍수지리적인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한조해 선생은 학생들을 바르게 육성하기 위해서는 좋은 지기를 받는 곳이라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늘 "만사는 풍수가 아닌 것이 없다"고 강조하였다. 그래서 지형의 생김과 방향, 그리고 물의 흐름 등을 살펴 건축물을 지었다. 건축물의 위치와 배치가 지맥을 받는 곳에 아주 적절하고 정확하게 들어섰다.
금북정맥의 차령근처 국사봉에서 남으로 갈라져 나온 산맥 하나가 서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정안천을 보고 멈춘 곳에 학교는 있었다. 백두산 정기가 먼 거리를 달려와 더 이상 가지 못하고 모든 기를 모아 놓은 곳이다. 풍수에서는 기가 모여 있는 곳을 혈이라고 한다.
혈의 생기는 바람을 받으면 흩어지므로 이를 보호하기 위해서 주변 산들이 마치 담장을 두르듯 감싸주어야 한다. 학교 주변으로는 깨끗하고 잘생긴 산들이 조금의 틈도 없이 둘러 싸주고 있다. 마치 어머니가 아이를 꼭 보듬고 있는 형상이다.
이때는 주변의 산들도 좋아야 한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귀하면 나도 귀인이라는 뜻이고, 내 주변 사람들이 부자여서 같이 어울릴 수 있다면 나도 부자라는 뜻이다. 학교 주변의 산들의 모양이 하나같이 글 잘한다는 문필봉이거나 귀인봉들이다. 그래서 이곳의 지명이 '구작골'이다. 아홉 구(九)자에 벼슬 작(爵)자로 아홉 정승이 나온다는 전설이 있다고 하여 '구정승골' 이라고도 한다고 한다.
1896년부터 시작된 한일고등학교는 단순히 지식 전수만이 아닌 인간 중심의 교육관을 반영하기 위하여 도심이 아닌 대자연 속에서 친환경적으로 부지를 선정하였다. 건물들이나 기와지붕의 색감은 많은 학생들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함께 역사와 전통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젊은 학생들이 처음 보는 우리 일행에게도 예의바르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뿌듯함을 느꼈다. 21세기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이 머무는 자리가 얼마만큼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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