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里他鄕 ...
너에게 방문했다 돌아오는 길이 전 같으면 허전하고 서운하고 맘 한곳이 저려 옴을 느꼈는데 왠지 이제는 널 한일고에 남겨두고 오느라 면 넌 너의 집에 들어가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헤어짐에 익숙해 저서인지 모든 것이 물 흐르듯 스스럼이 없다.
허한 마음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 듯 화가 난다!
사랑하는 아들을 한일고가 빼앗아간 것 같고 아들놈의 표정이 밉도록 당당해서 뿔 따 구 가 났다.
그러다 피식 웃는다 이게 무슨 행복한 푸념인고 복에 넘치다 보니 이제는 정신이 살짝 가버린 게 아닌지 모르겠다 고 !
천리타향 낯 설은 곳에서 이제 막 적응의 고된 과정을 끝내고 너무도 밝고 늠름하고 자랑스럽게 학교생활에 재미를 붙이고 있는 아들에게 이 무슨 망발인가.
부모란 이름으로 이토록 아름다운 이별의 과정을 이렇듯 맘 데로 즐겨도 된단 말인가!
전 같으면 너 없는 공주란 곳이 멀게만 지루하게만 느껴지던 거리감이 이제는 옆집 갔다오듯 가까이 느껴지고 피로감도 별로 느끼질 못하는걸 보니 역시 아들이 좋긴 좋은가 보다.
널 그리는 생각에 아빠가 평소 좋아하는 꽃을 소개한다.
* 민들레 = 九 德 草 (구덕초) *
- 아빠가 이 꽃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一德: 폭풍한설(暴風寒雪) 온갖 모진 환경을 이겨내고 아름답게 소생(蘇生)하기 때문이며
二德: 씨가 날아 앉으면 바위건 길복판이건 마소의 수레 바퀴에 짓밟혀 가면서도 피어나고 마는 억척 스러움 그 자체가 가공할 생명력(生命力)을 지니고 있기때문이며
三德: 뿌리를 캐어 대엿새 동안 볕에 노출시킨 후에 심어도 싹이돋고, 뿌리를 난도질하여 심어도 싹이돋아 나 역경의 인생에 더없는 교훈을 주며, 한 뿌리에 여러 송이의 꽃이 피는데 동시에 피는 법이 없고 한 송이가 지면 차례를 기다렸다 피는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차례를 알기 때문이며
四德: 어둠에 꽃잎을 닫고 비가 오려 하거나 구름이 짙어지면 꽃잎을 닫으니 명암의 천기를 알아 선악(善惡)을 헤아릴 줄 알기 때문이며
五德:꿀이 많고 진해 멀리서까지 벌들을 끌어들이니 정(情)이 많기 때문이며
六德: 새벽 먼동이 트면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니 그 근면(勤勉)함과 부지런 함 때문이며 그래서 인지 서양에서는 “농부의 시계 ” 라는 별명을 얻고 있기도하다.
七德: 씨앗이 제각기 의존 없이 바람을 타고 멀리멀리 날아가 자수성가(自手成家)하여 일가를 이루니 그 모험심(冒險心) 때문이며
八德: 자신의 몸에서 나오는 흰 즙으로 흰머리 검게하고 종기를 낫게 하며 학질등 열을 내리게 하여 몹쓸 병을 고쳐주는 그 어질고 어진 인(仁) 때문이며
九德: 여린 잎은 삶아 나물 무쳐 먹고 서양에서도 샐러드로 만들어 먹었으며 그 유즙을 커피나 와인, 맥주 차에 타 쓴맛을 더하게 하여 마셨으니 자신의 몸으로 사람의 입맛을 돋구게 하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정신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이 꽃은 많은 사람들은 하잘 것 없는 잡초로 생각하고 있으나 사실은 한약재로 포공영(蒲公英)이라 하여 식 독을 제거하고 종기를 삭이고 결핵을 치료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귀한 약재로 쓰여지고 있지.
민들레는 옛부터 사람들이 흠모(欽慕)하는 아홉가지 덕을 갖추고 있어 서당 마당에 이 들꽃을 심어 놓고 조석(朝夕)으로 보며 구덕(九德)을 외우며 인성을 닦았다고 한다.
우리 아들 도 여린 듯 하면서도 강하고, 수 수 하면서도 아름다운 민들레 처럼 구작골 의 정기를 듬뿍 받고 자신을 열심히 갈고 닦아 나를 위하고 남을 배려(配慮)하며 사회에 봉사(奉仕)하는 멋진 삶을 살아 보려 무나!
- 사랑하는 아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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