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연가를 내어 애아빠와 학교엘 갔다.
11시에 "입시 설명회'가 있기에.
처음 여기를 찾던 날!
3 년 전?
그 때도 연가를 내어 아이랑 왔었다.
아침,이발소에서 눈썹까지 내린 머리를 조금 올려 깎아 달라고 말한 이후, 그앤 뒷좌석에 얼굴을 묻고 내내 화를 내고 있었다. 음악도 없이 불편한 침묵이 흐르고 애아빠는 공주쪽으로 가던 차를 돌려 갑자기 천안 시외버스터미날 앞에 차를 세우더니,
"가족사진에서 아빠쪽 오려내라. 그리고 엄마랑 버스 타고 찾아 가라!"라고 했다 나 역시 엄마도 싫으니, 너 혼자 가라고 했다.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 애가
"아빠!. 갈래요."
즉시
차를 돌려 어느 기사 식당에서 점심으로 청국장을 먹고 그 아이는 미리 써두었던 글을 정리 '자기소개서'에 옮겨 적었다.
물어 물어 백제 휴게소로, 다시 구불한 산길을 올라 차령고개로 ......
교감선생님과 인터뷰를 할 때 언제 이학교에 오고 싶었냐고 물으시니 "오늘'이라고 솔직하게 대답한 아이.
그 날 그 아이가 화를 내고 심통을 부린 것은 아마도 두려움 때문이었으리라.
애아빠 친구의 아들이 다니는 관계로 알게 된 이 학교!
그 아이가 지레 겁 먹고 포기했었더라면!
그래서 지금도 "하마터면......"하며 가슴을 쓸어 내리곤 한다.
그날 그 터미날에서의 결정이 그 애의 인생에 커다란 전기가 되었기에말이다.
3년 동안 그 아이는 많이 컸다. 몸도 마음도.
한 두 해는 고뇌와 좌절로 힘들기도 했겠지만, 고 3이 되어선 그저 6시에 일어나 공부하고, 먹고, 12시 넘어서야 자는그런 단순하고 기계적인 생활이 쌓이고, 드디어 수능을 보는 날을 맞이 하게 되었다.
그애에게 당부한 것은 잘 보았든, 못 보았든 시험 끝난 후엔 후회는 말자는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아쉬움이 크지만,결과를 담담히 받아 들였다고 한다.
이번 수능 시험을 통해,
아이는 처음으로 거대한 "현실'과 맞부딪쳤다는 느낌을 받았단다. 성적으로 줄을 서야하고 그것으로 결정해야 하는......
이 일로 그애 인생길에 하나의 매듭을 졌다고 할까?
아님,앞에 있어, 무한히 높게 느껴졌던 하나의 산을 허덕대기도 하면서 이제야 산 정상에 올랐다고할까?
그러나,그동안 힘겹게 열심히 자신을 다둑거리며 왔건만,결국 그것도 한 작은 산봉우리였음을 알았을 거다.
그뿐인가?
또 넘어야할 산,
계속 이어진 산봉우리들!!!
비극적인 운명-
단 한 번의 시험-으로 주어진 수능 점수로 또 하나의 산봉우리를 향해 가는 아이들, 어쩜 되돌아 다시 산을 향해 오를 준비를할지 모르나,
이젠
남은 날들 마지막 논술이나, 면접 준비등 마무리에 힘써야 할 것이다.
긴장이 풀려 여기저기 아프기도 하고 갑자기 넘쳐나는 시간들로 어쩔 줄 모르기도 하겠으나,
다시 또 다른 산에 오를 준비를 해야하지 않은가!
각기 좋은 결과 얻기를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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