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말 부산사나이들을 만나러 부산 부모님들이 한 대의 차에 몸을 싣고 간만에 나들이를 했답니다.
오전 일찍 출발하여 통영 대전간 고속도로가에 단풍을 만끽하면서 달리니 아들들을 만난다는 기쁨에 웃음이 연신 입가를 떠나지 않았답니다.
작년이맘때 진학문제로 옥신각신 한 것이 엇그제 같은데 벌써 일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몰라보게 커버린 녀석들만큼이나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합니다.
갑사에 숙소를 정하고 계룡산의 단풍과 낙엽 내음에 흠뻑 취해 일각이 여삼추라했던가요 무지무지하게 시간이 잘 가더라고요.
짧디짧은 가을밤에 녀석들과 마주앉아 맥주도 같이 한잔하고 밤새는 줄 모르고 인생이야기며(아참 스트레스 받을까봐 학과공부며 학교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인생의 선배이며 부모와 친구로서 날새지 말라고 했는데 그렇게 밤은 지나고 새벽에 일어나 "갑사로 가는 길" 고교시절 교과서에 배웠던 것을 기억하며 갑사로 향하는 아침공기가 코 속으로 들어와 몸 전체를 파고드는 상쾌함이야말로 어떻게 형언해야 할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갑사를 출발하여 공주시내에 들어가 몽땅 목욕탕에 들어가 그동안 피부에 머무르고 있었던 일명 때를 깨끗이 밀어내면서 사나이들만의 못다 한 이야기를 하고 학교부근에서 점심을 먹이고 학교를 향하니 일년전의 우리와 똑같은 마음의 학부형들이 입시설명회를 참관하기 위해 찾아오셔서 이야기를 경청하시더군요.
인간의 마음은 간사하다고 했나요. 일년 전에 우리도 지금의 부모님들과 같은 입장이었는데 왠지 우리는 조금의 여유가 있는 척 해 지더라구요.
기숙사에 들러 녀석의 이부자리를 바꿔주면서 역시 남자녀석들은 정리가 안 되 하면서 주섬주섬 정리를 해주고 한일고 교정의 단풍과 녀석들을 뒤로 한 채 그렇게 가을 여행을 하고 돌아오는 맘 역시 녀석들을 때어놓은 한일고 학부모님들만이 느끼실 겁니다.
계룡산의 단풍도 좋았지만 녀석들이 꿈과 이상을 펼치고 있는 구작골의 단풍도 아주 좋았고 지금도 그시간을 생각하니 마음이 설레인답니다.
늦은 가을이지만 가을 단풍여행을 녀석들에게 다녀들 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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