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 딴 그루인 은행나무.
은행잎이 유난히 무거운 이유는 떨어져 있는 딴 그루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 때문일 것이다. 낙엽이 된 은행잎이 다른 낙엽처럼 바람에 쉬 날리지 못하고 자신의 그루터기 아래에 소복하게 쌓여만 가는 이유 역시 그 그리움의 무게 때문일 것이다.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야광처럼 유난히 빛나는 이유 또한 그리움이 사무치고 또 사무쳐서일 것이다...
초겨울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습니다.
그래선지 아이 녀석 생각이 간절합니다.
마침 내일이 일요일인지라
아침에는 열 일 젖혀놓고
아이한테 달려갈 생각입니다.
오늘 퇴근 길,
단풍잎을 붙여 보낸
아이 녀석의 우편엽서를
받아서만은 결코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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