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
기운이 빠져 앉아 있을 수가 없다.
뒷좌석에 누웠다.
앞좌석에 두 남자.
"이런 날은 고기를 먹어야 해."
"맞아요. 소갈비로 먹죠!!"
츠암내...
마치
<덤 앤 더머> 영화를 보는 듯하다.
아들이 코리아 헤럴드에 자세한 설명이 나와서,
재미있게 읽었던 내용을
면접선생님께서 마침 물어보셨다하며 좋아하니,
"아들아~! 하이 파이브!!"
두 남자가
자신들의 답변에 대해서 자화자찬 중이시다.
어이가 없어서 슬며시 끼어든다.
"당신 그 질문에 그렇데 대답하면 안되는거 아니에요?"
"솔직하게 답변해야지~!!"
솔직도 지나치면 병이라더니...
난 아들과 참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다.
아들은 일상에 대해서는 얘기를 잘 안하시만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해서
이론적 분석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타인과 공유싶어하기에 그런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다.
그동안 그토록
자신의 진로에 대해,
책을 읽고 변한 생각에 대해
왜 대학은 유학을 생각하다가
국내대학으로 진로 변경했는가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결정한 그 수많은 얘기들...
어느 하나 어필하지 못하고
나온 듯하여 맘이 참 찹찹하다.
다시 면접 장면이 생각키워진다.
면접관의 질문에 대한 아들과 아빠의 답변을 들으며 생각했지...
부족한 부분은 내가 확~ 메꾸어 주리...
드디어 내 차례, 면접관과 눈이 딱 마주쳤다.
편안한 표정과 부드러운 목소리, 허나 예리한 눈빛으로
"어머니..." 하는 순간
............
내 인생에서 그 몇 분간의 순간을 영원히 잊어버리고 시프다.
돌아오는 내내 차안에서
나 혼자서 다시 면접보고 있다.
이 질문엔 이렇게...
그 질문엔 요렇게...
내가 머리속으로 면접보는 동안
두 남자는 여전히 영화 찍고 있다.
덤 앤 더머 2 ^^
어쩜 죽이 저렇듯 척척 잘 맞는지..
그래 지나간 일은 잊자.
중간고사 잘 볼 수 있게 맘 편안하게 해주자.
저 긍정적인 사고가 힘들 때 빠져나갈 힘이 될터이니...
나도 면접 그만 보고
영화나 같이 찍어야지~!
가만, 덤 앤 더머 여주인공이 어떻더라? 예쁘던가?^^*
오랫만에 아들과
같이 봤던 오페라 "투란도트" 칼라프 왕자의 아리아를 불러본다.
"빈체로~~빈체로~~비인~체~에로~~!!!!"
3년 동안 고속도로가 닳도록
아들 뒷바라지 할 수 있게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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