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작골 교정에 나부끼는 낙엽들의 향연을 즐기느라 가을이 가는줄 몰랐습니다. 벌써 성급한 놈들은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 조급한 우리를 심난하게 하는군요. 지나면 별것 아닌걸 왜 그토록 나만의 '나뭇잎 앨범'을 채우려 집착하는지..... 시간이 더 흐르면 가슴 가득 뭉클하게 와 닿을 날이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수능을 10여일 앞둔 오늘, 노심초사 '만점 수능', '대박 수능'을 위해 기도 올리실 부모님들의 마음을 편린이나마 이해 할 수 있는지 새삼 반성 또한 해 봅니다.
아뢰올 말씀은 다름이 아니라, 수능시험과 관련하여 몇가지 안내를 드리고자 합니다.
수능 시험일과 이후 지도에 관한 내용을 서면으로 발송해 드릴 예정입니다. 학년의 네트워크를 통한 11월 9일(일) 15시 모임은 성격이 같기에 꼭 참석하시지 않으셔도 무방합니다.
자녀를 만나 격려를 하시는 경우에 자연스럽게 함께 고민하고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자리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몇가지 그 주요 내용을 말씀 드리면,
첫째, 수능일 날 점심 식사는 시험장 구내 식당을 이용합니다. 따뜻한 밥을 원하는 학생이 2/3이상이었기에 그대로 결정하였습니다.
둘째, 수능일에 부모님의 격려 방문은 선택 사항입니다. 반드시 자녀와 상의하십시오.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는 삼가하시는 것이 좋을성 싶고, 별로 개의치 않는 경우에는 부모님 형편에 따라 결정 하십시오.
셋째, 수능일에 담임선생님들은 시험장에 잠입(?)하여 중간 체크를 할 것입니다. 행여나 어려워 하는 경우에 달래고 최선을 다하도록 사기를 북돋을 것입니다.
넷째, 수능일에 귀성은 없습니다. 다음날 11시 전후로 임시 귀성을 하게 됩니다. 예외가 없으니 적극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섯째, 귀성 후 1차와 2차로 나누어 귀교 하게 됩니다. 서울대와 연고대 지원자의 경우는 작년과 달리 이틀 일찍 귀교(16일, 일)하여 논술 준비를 하게됩니다. 논술과 관련없는 학생들의 경우는 18일(화)에 귀교하면 되겠습니다.
여섯째, 수능 이후 지도는 학교에서 책임집니다. 학원 수강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필요시 외부의 지원은 요청이 있을 경우 검토할 것입니다. 고액 과외가 효과가 없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학교에서 무한 책임(?)을 질 것입니다.
일곱째, 수능이후 귀성은 원칙적으로 토요일에 이루어집니다. 작년의 일부 학생의 경우를 핑계 삼지 말아 주시면 학생 지도에 매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여덟째, 자녀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맙시다. 과거에 소위 '폐인'이라는 별칭이 뒤따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지혜를 모아 소중한 자녀들을 '폐인'으로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따라서 (특히 자연계열에 해당됨-인문계의 경우 대부분 논술 준비를 해야함) 현실성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적극 협조해 주십시오.
예를 들어 외국어 회화를 원어민에게 요청할 경우 특강비가 필요합니다. 그 외에 운전면허, 수영 강습 등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학부모 특강도 용기있게 자원해 주시면 많은 학생들에게 진로와 관련하여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아홉째, 입시는 만만치 않습니다. 정답도 없습니다. 함께 고민하고, 치밀한 전략으로 최선의 답을 얻었으면 합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 속에서 그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자존감을 갖자고 당부드립니다.
자존감은 사회적 지위도, 경제력도 그 무엇도 관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움을 보이고 기본에 충실할 때 자존감은 저절로 생기지 않을까요? 이미 자존감에 충만한 우리 얘들이지만 내가 가르친 제자가, 아니 한일고 출신이라면 모두가 자존감을 가진 인간이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램 뿐입니다.
3학년 담임들의 뜻을 모아
구작골지기 3학년부장 임흥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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