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의 여러 친구들의 글을 읽고 졸업식 연기로 곤란을 느끼는 친구들이 참 많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천재지변 탓이라 하지만 우선 갑작스럽게 사전에 학부모, 학생들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은 학교의 결정에 불만이 없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러 일정들과 겹치는 다음주로의 연기는...이사장님의 일정이라든지 하는 행정상의 편의로밖에 생각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고요. 호용이의 얘기처럼 그런 의혹이나 불신들을 없애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졸업식이 저희에게는 친구들과 학교와 갖는 마지막 순간입니다. 친구들의 염려처럼 실망스러운,,안가느니만 못한 졸업식이 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랍니다. 또 다시 일정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는 사실도 잘 압니다만... 저희의 자그마한 목소리도 흘려듣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저는 한일고를, 저의 자랑스런 모교를 사랑합니다. 비록 원하는 대학에 못 갔지만 지금은 저의 처지에 만족하고 있으며 한일고를 선택한 제 결정에 조금도 후회나 미련이 없습니다...아마 앞으로 저의 앞날에 힘들고 지친 순간이 와도 저는 언제나 `나는 자랑스런 한일고 졸업생이지..` 하면서 이겨낼 수 있을겁니다.
선생님들, 친구들... 그 자랑스러우면서도 멋진 모습을 하루 빨리 졸업식에서 보고 싶은 마음뿐이네요..
수능을 마치고 얼마 뒤에 서울에서 호실 모임이 있었습니다 10기,12기,14기,15기,16기,17기 등등 모여서 스무명이 훌쩍 넘어버린 큰 모임이었습니다. 매년 그렇게 자리를 만들어 만난다고 하는 선배들... 이렇게 얼굴도 모르는 후배들을 불러 밥도, 술도 사주시는 선배들이 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마음이 기뻤는지 모릅니다. 처음 보는 선배들과도 지금도 남아계신 여러 선생님들 얘길 하면서 쉽게 공감할 수 있었고 예전엔 무던히도 축구를 많이 했었다는 얘기 등등 얘기를 하면서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어떤 선배는 `야 아직도 우리는 큰그릇 하니? ` 하면서 물으시며 그립다고 하셨고요... 그리고 헤어질 때 쯤... 저희는 술집 앞에서 교가를 멋지게 불렀습니다. 사람 많은 길거리에서 무슨 추태냐 그러실 수도 있지만 저는 창피한 맘 하나없이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 없었습니다...
부디 한일고 졸업생으로서 모교에 대한 좋은 추억만 가지고 갈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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