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보면 저는 멍청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서울대만을 생각해 왔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대부분 1학년, 2학년을 지나면서 차차 서울대에 거리를 두게 되었음에도 말입니다. 저도 그 친구들과 객관적인 차이는 없었습니다. 3학년 1학기 때 서울대식 내신 점수를 산출해 본 결과 7점 초반에 불과했고, 이런 내신으로 서울대는 힘들다는 것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저에게 힘을 주시는 담임 선생님과 저에게 무한한 사랑을 베풀어 주시는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늘 최선을 다하려고 애썼습니다. 또한 제가 처음 한일고에 왔을 때의 각오를 언제나 마음에 새기며 살아 왔습니다. 저의 각오는 한일고에 올 때 내신 때문에 대학을 못가는 한이 있더라도 저의 성격을 바꾸고, 사회성을 기르며, 보다 많은 인맥을 쌓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저는 중학교 시절 하지 못했던 수많은 경험들-영어 연극, 멘토링, 영자 신문 만들기, 원어민 회화, 각종 대회 참가 등-을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사실 제가 서울대에 특기자 전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3학년 초였습니다.(조정용 선배가 법대에 합격한 후) 그 전까지 이런 전형이 있다는 것을 알지도 못했고, 이 전형에서 내신 뿐만 아니라 학생의 종합적인 활동을 고려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것은 어둠 속에서의 한 줄기 빛과도 같았습니다. 그 동안 제가 해 왔던 여러 활동과 노력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즉, 제가 대학에 가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던 다양한 활동들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후 저는 1차를 통과할 수 있을지 확신은 서지 않았지만 그래도 꾸준히 논술도 쓰고, 매일 일기에 '서울대에 꼭 가고 싶다'등의 뻔하면서도 어리석은 내용을 쓰면서 서울대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이러한 행위들이 제가 서울대에 합격할 수 있었던 크나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학교에서 늦게까지 공부하시는 후배님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결코 희망을 버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늘 선생님이나 주위에서 듣는 말이겠지만,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는 길이 주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지금 벌써 2학년 후배들 중에는 벌써 자신의 한계를 정해 놓고 '난 못가' 라는 식의 사고를 하는 사람도 있을 법한데, 그러면 그 사람의 결과는 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정한 한계를 넘지 못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멍청하게 생각되더라도 결코 꿈을 버리지 마세요. 좀 식상하지만 '갈매기의 꿈'에 나오는 주인공의 자세를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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