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최용희
  작성일 : 2002년 11월 05일 10시 05분 36초

이영섭(2002/02/13 (10:26:21)

안녕하십니까? 저는 3학년 2반 2002년도 졸업생인 이기윤의 아빠입니다. 짧은 글솜씨이지만, 선생님 편지의 어쩔수 없는 감동으로 한 말씀 올립니다.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린다면 감사하고, 또 감사한 마음을 무어라 표현해야 좋은지 모르겠군요. 오늘날의 교육이 가정에서 국가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부실로 뜻있는 교사, 학부모가 걱정하지 않는 이가 없고, 더욱이 2002년도 수능은 모든 이들을 당황과 혼란에 빠뜨린 상황에서 그나마 제 아이가 훌륭한 선생님을 만나 공부해 왔었다는 사실에 안도감과 행복감, 그리고 감사의 말씀이 절로 나오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입시 여건속에서도 제 아이가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선생님의 평소에 노심초사하시는 걱정과 배려가 밑거름 이었음을 오늘에서야 깨달았읍니다. 사실 지난 3년을 돌이켜 보면 모든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불안과 초조한 나날의 연속이었을 것 입니다. 세간에서 이해찬 1세대라는 새로운 제도의 억지 선발주자이고 비아냥의 억울한 피해자(?)라는 점으로 부모입장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 무척 난감했었읍니다.(선생님들 께서는 더욱 곤란했겠읍니다만) 처음으로 집을 떠난 보낸 부모의 심정이 이렇게 고통스러운지 정말 몰랐읍니다. 언제가는 자퇴, 전학을 하겠다는 아이를 회유와 협박을 한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나 한일고에 아이를 맡기고, 일주일에 한번만 아이를 보면 되었으니, 학부모 입장에서는 어찌 이보다 더 편할 수 있었겠읍니까. 죄송하고, 또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이제 제 아이는 훌륭한 선생님 품에서 깨쳐 나오는 고통을 겪었읍니다.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이제 날개짓을 연습하고 있읍니다. 선생님의 고민과 배려를 비료삼아 무럭무럭 성장할 것을 기대하고 싶읍니다.
스승의 고뇌를 오래오래 간직하도록 제 아이에게 가르치고 싶군요.
또한 제 아이의 한일고등하교 3학년 2반 박용만 담임선생님을 많이 많이 선전하고, 자랑하고 싶읍니다. 사실 이런 마음으로 이 글을 쓴 것입니다만....
내내 건강하시고 하시는 모든 일들이 잘 되시기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만드십시요.(*^_^*)

2002. 0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