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최용희
  작성일 : 2003년 05월 02일 10시 15분 41초

김성수님의 글(2003. 3. 3)

언제나 엄마! 를 입에 달고 다니며...
제 엄마의 배는 됨직한 덩치로 어리광을 부리며 매달리던 철부지 같던 아들이 오늘 엄마품을 떠났다.

하나뿐인 컴퓨터를 차지하기 위해 쟁탈전을 벌이던 역시 철부지아빠인 나에게 "아빠! 엄마를 잘 부탁해요" 라는 어른스런 말을 남긴채...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던 아내는 돌아오는 차안에서 덩그러니 남은 아들의 빈자리를 바라보다 끝내 눈시울을 적시고 만다.

한일고 합격이란 소식을 접하고 주변에 아들놈이 명문고에 합격했다며 자랑하기에 바쁘던 나와는 달리 아내는 집떠나는 아이에 대한 걱정뿐이었다.

집앞의 학교를 놔두고 멀리 떨어진 한일고를 고집하는
아들을 서운하게 생각하는 아내에게 나는 "언젠가 떠나보낼 자식인데 조금 일찍보낸다 생각하자" 며 무심히 말하곤 했다.

입학식이 가까워질수록 아이에게 더욱 잔소리를 해대는 아내를 못마땅히 여겼는데 텅빈 아이의 방을 바라보니 그동안 하루하루를 아이와의 이별을 생각하며 가슴앓이를 했을 아내의 마음이 손에 잡히는듯 하다.

아마도 아내는 오늘의 이별연습을 하였으리라.
자신을 다지기 위해, 혹은 희망찬 미래를 위해!

낯선 산골짝에 남아 멀어져가는 가족들의 뒷모습을
생각하며 눈물지었을 사랑하는 아들아!

새로운 세계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너를 위해 해주고 싶은 말은 너무나 많지만 한가지만 말하련다.

" 건강하게 잘지내거라 "